▲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마태는 영생을 추구했으나 <자선>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한 안타까운 한 애절한 부자 유다 청년을 소개하고 있다. 인간은 육신을 지닌 존재이므로 태생적으로 본능적으로 물질에 집착한다. 이 비유에서 완벽한 계명 준수가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다. 구원을 담보하기 위해 온전해지려면 소유를 팔아 빈자에게 주라고 한다.

마태복음서는 당시 제도화된 유다교 출신 교회에 보낸 복음서이다. 이들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기 전에 유다교를 섬겼으므로, 개종 후 초기에는 무의식적으로 또는 체질적으로 무엇을 준수해서 무엇을 획득한다는 DNA가 위력을 떨치고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 제도화된 그리스도인들은 규격화된 명제를 지키는데는 소질이 있었으나, 내 손과 내 발을 빌려주고 내 물질을 이웃에게 나누는 데는 인색했던 것으로 추리된다.

신앙은 자기의 것을 그리스도를 위해 도움이 절실한 이웃에게 쾌히 내어놓을 때 성장하며, 그때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성경필사를 많이 하거나 교회봉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신앙성장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그것이 업적과 자랑이 되어서 교만으로 출력될 수도 있다.
 

▲ 새로남카페에서 | 예장합동 총회장 오정호 목사,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좌측부터)

원시 그리스도교는 기도와 단식과 자선을 강조했다. 기도는 시간을 드리는 것이고, 단식은 생명의 근원이 음식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자선은 물질에 대한 집착을 포기함으로 자신의 정체성이 주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고도의 신앙적 행위이다.

우리는 더욱더 나아가 ‘자선’ 보다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 ‘자선’이 부자가 빈자에게 물질을 전달하는 수직적 소통이라면, ‘나눔’은 형제가 형제를 돕는 수평적 평등적 소통이다.
 

▲ 새로남카페에서 | 예장합동 총회장 오정호 목사,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좌측부터))

우리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저승은 가시적으로 경험 해보지 못한 실체이므로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인간은 비가시적이고 촉각으로 확인 안 되는 하나님 한 분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물질에 집착한다.

하여튼 예수는 하나님과 물질,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단호하게 요구한다. 교적부에 자기 이름이 있는 교인도 대부분은 세상과 하나님나라의 경계에 사는 <경계인>의 삶을 선호한다. 즉 <세상 재미>도 보고 <하나님 재미>도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무늬는 진짜이나 원단은 모조일 수밖에 없다.
 

▲ 새로남카페에서 | 예장합동 총회장 오정호 목사,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좌측부터)터)

<경계인>의 DNA가 철철철 넘치는 양다리 걸치기 정도가 아니라, 두 손과 두 발은 세상 쪽으로 다 와 있고, 하나님께는 유사시를 대비해서 ‘머리카락 한 올’ 혹은 ‘새끼손가락’ 하나 정도 밖에는 걸치고 있지 않는지 모르겠다. 야구에서 타자가 투수의 빈볼을 의식해 허리를 빼고 타격하면 결코 장타가 나올 수 없다.

인간의 진면목은 결정적일 때 확인된다. 완장 차는 순간 사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모습이 바로 그 사람의 진면목이다. 부자 청년은 종교적으로 고상한 척 했으나, 첨예한 물질적 이해관계가 얽힌 예민하고 다급한 순간에 근심하며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 이처럼 물질은 인간에게 있어 예사롭지 않은 차원을 넘어 치명적인 위상을 지닌다.

이러한 <경계인>의 삶에 충실한 익명의 한 유다 청년의 실체가 현재 후기산업사회를 살아가는 메마른 현대인들의 건강한 영적 삶을 위한 타산지석(他山之石)과 자양분 충만한 묵상의 재료가 되었으면 한다.
 

▲ 새로남교회 담임목사실에서 | 예장합동 총회장 오정호 목사,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좌측부터)

구인본 목사는 대구에서 3대째 장로 가정에서 어머니의 서원기도를 통해 독자로 출생했으며, 대구동부교회(故 김덕신 목사)와 대구범어교회(장영일 원로목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총신대 신학과와 동 신학대학원(85회) · 일반대학원(Th.M, Ph.D과정)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일반대학원에서는 원우회장으로 섬기며 다양한 인맥과 소통했다.

총신대학교 신학과 1학년 때는 <헤세드>라는 일렉트릭 보컬그룹(지도교수:홍치모)을 창단해 제1회 극동방송 C.C.M 대회에 출전하는 등 <경배와찬양> 사역을 했다. 3학년 때는 <총신낙도선교회>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맡아 여름방학 때 소록도 등 전남 일대의 오지의 섬을 중심으로 낙도 선교를 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시절에는 제1호 동아리인 <기독교사상연구회>를 창립해 폭 넓은 독서토론회를 통해 사고의 지평을 넓혔다. 총신대 학부 총동창회에서는 후원이사와 친교위원장을 맡아 제1종합관 건립 기금 모금을 위한 실무적인 사역을 했다.
 

▲ 새로남교회 총회역사관에서 | 예장합동 총회장 오정호 목사,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좌측부터)

구인본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과 시절, 서울 광화문 내수동교회 대학부(오정호 교육전도사)와 서초동 사랑의교회 대학부(이수만 교육전도사)에서 제자훈련 사역의 지평을 체험했다.

서울 중구 남대문 성도교회(수도노회)에서 강도사 시절을 보냈으며, 목사 안수 후, 명지대학교 · 과학기술대학교 · 총회신학원 등에서 교수 사역을 했다. 노회적으로는 목사안수를 받은 대구중노회 기관목사로 섬기고 있다.

구인본 목사는 합리적이고 상식이 통하는 교양있는 사회를 추구한다. 현재 민은홍 사모와 1남(구준모)과 함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총신대 근처에 살고 있다.